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, 지하철을 타고 장소를 이동할 때,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릴 때.이렇게 일상 속 짧은 틈 사이마다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, 무의식적으로,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.메시지 확인, 피드 스크롤, 몇 줄의 답장.짧은 그 행위들은 반복된다.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공공장소에서조차 화면 없이는 불안한 사람이 되어버렸다.스크린이 ‘휴식’을 빼앗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문제의식이다.하지만 그 문제점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, 공공장소에서의 스크린 노출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감정, 정체성, 사회적 역할에 대한 신호로 작동하고 있다.“나는 지금 심심하지 않다”, “나는 지금 바쁘다”, “나는 지금은 혼자이고 싶다”는암묵적인 표현을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