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퇴근 후에 집에 도착하면 나는 스마트폰을 끄고 책상 서랍 안에 넣어놓는다.노트북도 닫고, 태블릿은 가방 속에 넣어 둔다.하지만 그렇게 모든 디지털 기기들을 내 시야 앞에서 없애더라도, 마음이 왠지 모르게 자유롭지 않다.눈앞에 기기가 없는데도 왠지 모르게 어딘가에서 메시지가 올 것 같은 느낌,어딘가에서 알림이 뜰지도 모른다는 생각은디지털 기기와 물리적으로는 단절되었지만,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연결된 상태에서 만들어진다.이는 단지 기기의 알림 소리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.기기가 ‘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’가 우리의 주의를 지배하고 있다는 데 그 핵심이 있다.보이지 않더라도 ‘바로 곁에 있다’는 인식은,사람의 집중력을 온전히 하나의 과업에 고정하지 못하게 만든다.즉, 우리가 집중력을 잃는 이유는 디지털 기기의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