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낮은 천장, 좁은 벽 사이.책상 위에는 노트북, 그 옆엔 스마트폰.노트북에서도 스마트폰에서도 어떤 알림이 울리지 않았는데, 내 귀는 그 디지털 기기들을 향하고 있었다.소리도, 진동도 없었다.그저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시선이 쏠렸다.그 작은 기기들이 방의 중심이 되었다.그 순간, 공간은 더 이상 ‘나의 것’이 아니었다.벽이 감싸는 방은 원래 내면을 위한 장소였다.그러나 지금은 기술을 위한 무대가 되었다.무언가 이상하다.디지털 기기는 늘 똑같은 자리에 있지만, 그 자리의 무게가 달라졌다.그래서 의심하게 된다.과연 공간이 디지털 기기를 품고 있는 것인지, 아니면 디지털 기기가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인지.벽의 높이, 마음의 구조를 바꾸다사람은 공간의 모양을 느낀다.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, 온몸으로 느끼..